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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

이 세상의 끝-이 드라마의 끝

이 세상의 끝(앞으로는 이끝으로 약칭합니다)은 노지마표 사랑드라마 결정판입니다.(이하 존칭 경어 생략합니다.고멘!^^)

예전에 보긴 봤는데,이 드라마의 끝이 생각이 안나서 다시 한번 보았다.

   

<이끝> 드라마의 간단정보:

후지티비 94년 1분기 게츠구 로맨스물

주연:스즈키 호나미

조연:미카미 히로시,토요카와 에츠시,사쿠라이 사치코,요코야마 메구미,오오기 시게미츠,오오무라 류이치,시미즈 코지,요시유키 카즈코

스토리:기계가 되고 싶지 않은 천재 피아니스트와 호스티스(본래 직업은 아니고,낮에는 우체국 직원이고,밤에만 부업임)의 사랑이야기

   

제목을 <이 세상의 끝>이 아닌 <이 지독한 사랑의 끝>이라고 붙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이 드라마에 사랑의 고민(통)은 있어도 세상에 대한 고민(통)은 특별히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끝이 궁금하신 분들은 봉준호의<설국열차>를 보시는게 더 나을듯 싶다(저는 보지 않았고,나중에 추석케이블로나 방영되면,

그것도 우연히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저는 티비가 없고 티비를 어느날 우연히 보게 되니까!!^^)

   

본격 본론 들어가기전 사담 한두가지 하련다.

<여자는 두번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이런말 정말 있는가?^^)

아마 외모로 변하는 것은 두번 아니라 수십번도 변하지 않을까(성형)싶은데,

마음은 어쩐지 모르겠다.<이끝>에서 호나미의 마음은 한결같다.(마음이 고와야 여자지,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유행가 가사가 생각 난다.)

   

그러나,내가 본 호나미 얼굴은 최소한 두번은 변한듯 싶다.

<도쿄 러브스토리>에서 칸지,칸지 하며 톡톡 튀던 그 깜찍, 발랄한 소녀같은 모습에서

<이끝>에서의 고독하면서도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가진(실지 생활도 곡절을 많이 겪은 걸로 안다)성숙한 여인으로

그리고 끝으로 <고우>에서 이제 진짜로 돌이킬수 없는 중년 여인,아줌마로.....여자에게,배우에게 아줌마 다음은 얼른 상상이 안된다.

   

노지마의 페르소나인 사치코는 고교교사93에서 인간실격,미성년,그리고 <이끝>에서까지 그 청순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사치코도 <세중사>에서 부터는 얼굴이 많이 변했고(실지로 나는 세중사 볼때 처음에는 사치코인지 몰라봤다),그리고 몇년 뒤에 더이상의

얼굴은 보여주기 싫어서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연예계 은퇴해 버렸다.

   

<여배우는 나이와,얼굴과,키로 먹고 산다>가 저의 지론인데,얼굴은 나이를 속일수는 있어도,나이는 얼굴을 속일수는 없다는 말을

호 나미와 사치코를 보면서 덧붙이고 싶다.이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 하나 더 예를 추가한다면 야쿠쇼 코지와 짝을 맞춰 찍은 <셀위 댄스>의 여 주인공 쿠사카리 타미요를 작년인가<잠자는 숲속의 숙녀>라는 드라마에서 다시 보게 됐는데,아,아줌마가 된 타미요를 더 이상은 못봐주겠더라였고,이 타미요를 숙녀로 부르는 것에,넌센스,코미디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그러나 외모가 전부라면,이 지독한 사랑은 외모로 얻어지고 유지되는 것인가?

이게 이 지독한 세상은 무엇으로 얻어지고 유지되는가와 짝을 이루는 변주가 아닌가?

**제가 <설국열차>를 봤다면,세상을 제1주제로,사랑을 제2주제로 하나의 교향곡을 써 보고 싶을 정도다.

   

지독한 사랑은-진정한 사랑 개념과 짝을 이루지 않으면 결코 풀리지 않을 숙제라고 본다.

모든 지독한 사랑이 진정한 사랑은 아니지만,진정한 사랑은 지독한 사랑의 그 독을 품(먹)지 않으면 안된다.

**쥴리엣은 로미오의 독죽음을 오해하고 기꺼이 칼로 자신을 찌르지 않았는가?

   

사 랑(에로스)은 플라톤 식으로 말하면 성욕에 바탕을 둔 연애감정이다.물론 이 사랑(에로스)은 성욕에서 더 큰 지헤에 대한 사랑(선이데아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되어야,진정한 실재를 얻는 것이지만,우리의 사랑은 굳이 선이데아에 대한 에로스로 가지 않더라도,육욕(성욕)과 연애라는 이 양가모순 속에서 충분히 사랑의 진실(모든 로맨스 드라마들의 상투적인 제목이자 목적이기도한 제목)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성욕이 없었다면 처음부터 연애했을리 없을 것이다.모든 연애는 일단 상대에 대한 꼴림에서 부터 시작되고,그 은밀한 의도는 항상 감춰지고 은폐되지만 그 궁극 목적은 한번 자고 싶다가 아니겠는가?(저는 로맨스 일드볼때 항상 관심의 촛점은 언제 두남녀 주인공이 합방하느냐이다).그러나 한번 잤다고 연애가 끝나버린다면, 그건 사랑이 아닐 것이다,(처음부터 육욕만족이 전부였다고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앗쌀하니 서로에게 쿨하고 좋지 않은가?)바로 사랑에는 이 복잡한 연애감정이라는 필수조건이 있기 때문에

계속 유지되는 것이다.연애감정이 뭐 대단 한것 같지만,이는 굳이 섹스라는 충분만족이 채워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서로를 알고 싶고,계속 보고 싶고, 만나고 싶다는 그리움의 감정이다.

   

섹 스도 마찬가지지만 연에감정 역시 알고싶고,만나고 싶고,보고싶음의 그 밑바닥에는,혼자서는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의 결핍을 상대를 통해서 채우고 싶다는 욕망이 그 밒바닥에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물론 결코 완전히 채워질수 없다는 것은 모든 연애사의 역사를 뒤집어 까보지 않더라도 자명한 사실이고,남녀의 성차가 본질적으로 그 채워짐의 선상에 떡하니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다는 것은 성-젠더-정신분석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금방 눈치챌수 있는 일이다.이제는 섹스없이도 성만족이 가능한 시대 즉,소위 말하는 전자파에 의한 가상실효적 만족도 가능하고,굳이 현실적인 애인이 없어도 얼마든지 가상공간에서 애인을 만들고 현실인간 애인보다 더 진짜같은 연애를 할수 있는 시대가 되지 않았는가???

   

바로 알고 싶고,보고 싶고,그립다는 이 감정이 연애감정인데,문제는 죽어도 알수 없는 것이 상대이며,만일 다 알게되면 그 연애는 곧 시들어 버리고 끝장 나버린다는 데 연애의 역설이 있다.즉,알고 싶어도 절대 다 알게 해서는 안된다는것,아니 다 알고 싶어도 모르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그러나 연애사가 어찌 이리 단순하기만 한가?이 뭔가,모른다는것,뭔가 감춰진 것이 서로에게 있다는 것,이것이 바로 연애가 배반의 장미(이것도 누구의 무슨 노래제목이 아닌가?)가시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너를 배반하고 있지 않다는 것,나는 당신에게 숨기는 게 없다는 것(감추고 숨기지 않으면 연애는 지속되지 않는다)을

증 명하기 위한 유일한 방식은 그 가시에 기꺼이 찔려버리는 것이다.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사랑을 위해서 죽음을 택하겠다는 것이다.결국 이 사랑의 진실의 실재를 보기위해선  그 적나라한 죽음을 대면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것이며,실제로 죽거나,그 실존에 있어서 거의 죽음과 같은 정도의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연애로서는 결코 얻을 수없는 진정한 사랑을 얻고 확인 하기 위해서,희생과 죽음을 택하기 보다는,그 감추어진 연애의 비밀을 계속 즐기며,결혼에 골인하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겠는가?결국 너무 알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며.(너,너무 알려고 들면 다친다는 말이 이 연예에서만큼 딱 들어맞는 경우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알면 알수록 연애의 배반의 가시에 찔리거나 기꺼이 찔리고 싶다는 결과(사랑의 진실의 확인)까지 가게 되니,이게 바로 이 지독한 사랑의 끝이 되는 것이다.

   

<이끝>드라마에서는 미카미 히로시(천재피아니스트)는 자신의 생명같은 손가락을 해침으로서 자신의 사랑의 진실을 증명하고,호나미는 에츠시와 결혼당일 헬기에서 뛰어 내림으로서 자신의 사랑의 진실을 증명한다.헬기에서 뛰어 내린  호나미는 결국 죽나요?